어떻게 공룡이 작아져서 새가 되었을까

현대의 새들은 거대한 티라노사우루스와 더 작은 벨로시랩터가 포함된 수각류라 부르는 두 다리로 걷는 공룡 집단에서 유래했다. 조류와 가장 밀접한 수각류들은 가장 근대 종인 새와 비교하면 아주 거대한 100에서 500파운드 사이의 무게에 달했으며 커다란 주둥이, 큰 이빨과 폭이 넓지 않은 두개골을 가지고 있었다. 예를 들어, 벨로시랩터는 코요테와 같은 두개골을 가지고 있었으며 뇌는 대략 비둘기의 뇌 정도 크기였다.

수십 년 동안, 고생물학자들에게 새와 공룡 사이를 이어주는 화석은 깃털이 달린 날개와 공룡처럼 이빨과 길고 가느다란 꼬리도 가지고 있었던 시조새뿐이었다. 이 동물은 진화적 시간에선 찰나의 순간인 거의 천 만년 사이에 새와 같은 특징을 갖추고 나타났다. “시조새는 현대 새의 특징을 완전히 갖추고 등장한 것으로 보입니다.” 영국 브리스톨 대학의 고생물학자 마이클 벤턴(Michael Benton)은 말한다.

이런 기적적인 변화를 설명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흔히 “희망적인 괴물(hopeful monsters)”이라는 이론을 떠올렸다. 이 아이디어에 따르면, 커다란 규모의 유전적 변화를 해야 하는 주된 진화적 도약은 종 내에서 일어나는 점진적인 변이(routine modifications)와는 질적으로 다르다. 짧은 시간 규모에서의 진화 도약에 따른 그러한 실질적 변화 만이 300파운드의 수각류에서 참새 크기의 선사시대 새인 이베로메소르니스(Iberomesornis)로의 급격한 변화를 설명할 수 있다.

그러나 공룡에서 어떻게 새가 등장할 수 있었는지에 관한 이야기는 훨씬 더 미묘하다는 것이 갈수록 분명해지고 있다. 새로운 발견은 깃털과 같은 조류의 특징이 새의 진화 훨씬 이전에 등장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새들은 단순히 이전에 존재했던 신체 부위를 새로운 용도로 사용하여 적응했다는 것을 가리킨다. 그리고 최근 연구는 조류로의 최종적인 진화 압력에서 필수적인 역할을 했을 것 같은, 그중에는 성인기에도 더 어린 새끼 새와 같은 두개골 모양을 선택한 것 등의 몇 가지 간단한 변화를 제시하고 있다. 새들은 그들의 조상인 공룡보다 훨씬 더 작을 뿐만 아니라, 공룡 배아와 유사하다. 이와 같은 적응은 현대 조류의 뚜렷한 특징, 다시 말해 비행 능력과 민첩한 부리를 위한 길을 닦았을 것이다. 이 연구는 거대한 진화적 변화가 어떻게 일련의 작은 진화적인 단계들에서 야기될 수 있었는지를 보여준다.


유령 같은 도약

1990년대에 중국에서 발견된 새로운 공룡 화석은 놀랍게도 깃털 모양 같은 것이 드러나 있었다. 비록 이러한 대부분의 화석에선 날개 부분이 부족했지만, 보풀처럼 난 짧은 깃털부터 완벽하게 연결된 깃까지 많은 깃털을 가지고 있었다. 불연속적인 화석 기록을 채워주는 이러한 새로운 중간 종의 발견은 고생물학자들이 공룡에서 조류로 어떻게 진화하였는지에 대한 생각에 변화를 일으켰다.

이러한 화석들의 구조적 변화를 추적하고 표본이 서로 어떻게 연관성을 갖는지를 그려주는 정교하고 새로운 분석은 조류의 특징이 오랜 시간에 걸쳐 진화했다는 생각을 지지한다. 지난가을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 게재된 연구에서 스코틀랜드 에딘버그 대학의 고생물학자 스티븐 브러새트(Stephen Brusatte)와 공동 연구자들은 현대 새와 시조새를 낳은 수각류의 하위 그룹인 실러러소르(coelurosaurs)의 화석을 조사했다. 그들은 시간에 따른 특징적인 골격 변화의 수를 추적했고 여타의 실러러소르로부터 새와 구별되는 커다란 진화적 도약은 없었다는 것을 발견했다.

“하루아침에 새에서 티라노사우루스로 곧바로 진화한 것이 아니라 새의 전형적인 특징은 하나씩 차례로 진화한 것입니다. 최초로 이족 보행을 하고 그다음 깃털, 그다음 차골(wishbone: 새의 목과 가슴 사이에 있는 V자형 뼈/ 역자 주), 그다음 깃 펜에 쓰는 깃털과 같은 더 복잡한 구조의 깃털이 등장하고, 그러고 나서 비행을 시작했습니다. 그 최종 결과는 공룡과 새 사이의 비교적 부드러운 전환이지만, 당신에겐 이러한 두 그룹 사이의 변화를 쉽게 그릴 수 없을 만큼의 큰 변화일 것입니다.”

일단 그러한 조류의 특징들이 준비되자, 조류는 날아올랐다. 실러러소르에 관한 브러새트의 연구에서 시조새와 다른 고대 새들이 등장한 이래, 그들은 다른 공룡보다 훨씬 더 빠르게 진화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발견했다. ‘희망적인 괴물’ 이론은 거의 정확하게 반대였다. 폭발적인 진화는 새를 낳지 않았다. 오히려 새가 폭발적인 진화를 낳았다. “새들은 매우 성공적인 새로운 신체구조와 작은 크기로 비행을 하는 새로운 유형의 생태계를 우연히 가지게 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폭발적인 진화를 이끌었습니다.”라고 브러새트는 말했다.


작은 신체의 중요성

비록 대부분의 사람이 공룡과 새를 구분 짓는 핵심적인 특징으로 깃털과 날개를 언급하겠지만, 작은 신체 역시 매우 중요하다. 새로운 연구는 새의 선조가 빠르게 줄어들었음을 제안하고 있다. 아마도 새의 진화에서 필수적인 구성 요소로서 작은 크기는 중요하고 유리한 특성이었음을 가리킨다.

새의 다른 특성들과 마찬가지로, 몸의 크기가 줄어든 것은 조류로 진화하기 오래전부터 시작되었던 것 같다. 지난 해 <사이언스>에 발표한 연구에서는 과학자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일찍 소형화가 진행되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일부 실러러소르는 시조새가 등장하기 전 2억 년~ 5천만 년 전부터 몸의 크기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그 당시 대부분의 다른 공룡 종들은 더 거대해지고 있었다. “소형화는 공룡들 사이에서 특히 더 이례적인 일이었습니다.”



소형화는 새의 조상에게서 날개가 커지고 활공 비행을 시도하기 시작하면서 가속화되었다. 지난해, 벤턴의 팀은 파라베스(paraves)라고 부르는 공룡 계통은 다른 공룡 계통이 대형화하는 속도보다 160배 더 빠르게 소형화되었음을 보여주었다. “다른 공룡들은 점점 더 커지고 흉포화되었지만, 이 계통의 공룡은 조용히 점점 더 작아졌습니다.”라고 벤턴은 말한다. “우리는 그러한 지점이 강한 진화 선택을 보여준 것이라고 믿습니다.”

급격한 소형화는 더 작은 새가 더 몸집이 큰 것들보다 더 강한 이점을 가지고 있어야만 한다는 것을 제안한다. “아마도 이러한 감소는 새로운 서식지, 새로운 삶의 방식 혹은 생리적 변화와 성장을 함께할 수 있는 뭔가에 대한 가능성을 열었을 것입니다.” 브러새트는 말한다. 벤턴은 소형화의 이점을 새의 조상들이 음식과 피난처로 유용한 곳인 나무로 서식지를 이동하면서 등장할 수 있다고 추측한다.

그러나 이유가 무엇이든지 간에, 작은 체형은 비행을 위한 유용한 전제조건이었을 것이다. 비록 더 큰 동물들은 활공할 수 있지만, 날갯짓의 힘으로 이뤄지는 진정한 비행은 몸무게와 날개 크기와의 특정한 비율을 요구한다. 새들은 짧은 활공을 넘어서 하늘을 날아다니려면 더 작아질 필요가 있었다.


유아기 같은 얼굴 

2008년, 하버드 대학의 생물학자 아크하트 아브자노프는 악어(alligators)의 알에 심취해 있었다. 악어가 공룡의 공통 조상에서 진화한 이래로 그들은 조류 진화와의 비교를 위한 유용한 예가 될 수 있다. (외모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새는 도마뱀보다 악어와 상대적으로 더 밀접하다) 아브자노프는 악어의 척추를 연구하고 있었지만, 그에게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악어의 두개골이 새와 비슷한 모양이라는 점이었다. 악어의 배아는 닭과 매우 유사해 보였다. 새끼 공룡의 두개골 화석에서도 같은 패턴이 보였는데, 새끼 공룡의 두개골은 어른 새와 닮았다. 아브자노프는 이러한 두 개의 관찰을 염두에 두어 한가지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새는 아마도 생애 초기에 이러한 발달 패턴을 억제함으로써 공룡에서 새로 진화했을 것이다.

그 이론을 테스트하기 위해 뉴욕의 미국 자연사 박물관 고생물학자 마크 노렐(Mark Norell)과 아브자노프 연구실의 박사과정생인 바르트 안잔 불라르(Bhart-Anjan Bhullar) 및 다른 동료들과 함께 아브자노프는 둥지에서 죽은 화석화된 알과 시조새와 같은 고대 새를 포함, 전 세계에서 화석 데이터를 수집했다. 그들은 새에서 공룡의 형태로 어떻게 두개골 모양이 변화했는지를 추적했다.

시간이 지나고, 연구팀은 얼굴이 내려앉고 눈, 뇌, 그리고 부리가 커졌다는 것을 발견했다. “최초의 새는 벨로시랩터의 후기 배아와 거의 같았습니다 말했다. “현대 새는 더 유아기와 같은 두개골이 되었고 심지어 배아 형태도 바뀌었습니다.” 한마디로, 새는 번식 가능한 작고 새끼 상태의 공룡을 닮았다.

유형진화(paedomorphosis)라고 부르는 이 과정은 효율적인 진화 경로다.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보다 이미 가지고 있는 것을 확장하는 것입니다.” 버클리 캘리포니아 대학의 발달생물학자 니팜 파텔(Nipam Patel)은 말한다.

“우리는 이전에 인식했던 것보다 훨씬 더 우아하게 진화가 작동한다는 것을 점점 더 많이 마주치고 있습니다.” 올가을에 예일대에서 자신의 연구실을 시작하는 불라르가 말했다. “조류 두개골로의 여러 번의 변화는 전적으로 초기 배아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분자 단위의 변화들인 유형진화 덕분일 것입니다.”

왜 유형진화는 새의 진화에서 중요한 것일까? 유형진화는 소형화 혹은 그 반대로 진화가 작동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크기의 변화는 흔히 발달 단계의 변화와 연결된다. 그래서 작은 체형을 위해 성인기로의  발달을 억제할 것이다. “발단 단계를 짧게 줄이는 좋은 방법은 더 작은 크기에서 성장을 멈추는 것입니다.” 벤턴은 말한다. 성인기에 유아 상태의 두개골은 새의 뇌 크기 증가를 설명하는 데도 도움을 줄 수 있다. 어린 동물은 일반적으로 성인기에서보다 몸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머리를 가지고 있다. “뇌의 크기를 향상하는 제일 좋은 방법은 성인기에 아이 체형을 유지하는 것입니다.”라고 그는 말한다.

(사실 유형진화는 아마도 사람과 포유류의 발달까지 포함하는 진화에서 몇 가지 중요한 전환의 토대일 수 있다. 침팬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커다란 우리의 두개골은 유형진화의 한 예가 될 수 있다.)

무엇보다, 유형진화는 새로운 구조를 만들 수 있는 초기 상태의 두개골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 주둥이를 없앰으로써, 또 다른 새의 가장 중요한 기능을 위한 길을 닦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것은 부리다.


부리의 탄생

아주 오래전에 일어난 진화 과정을 연구하는데 가장 큰 어려운 점은 정확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아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과학자들은 어떻게 공룡에서 새로 진화했는지 혹은 그러한 변화를 위해 필수적이었던 특성들을 결코 정확하게 판독할 수 없다. 그러나 진화, 유전학, 발달생물학이라는 세 분야의 교차점에서 연구자들은 특정 기능이 어떻게 발생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연구를 시작할 수 있다. 

아브자노프의 특정 관심사 중 하나는 부리다. 이것은 새들이 음식을 찾고, 자기 몸을 씻으며, 둥지를 만들고, 자기 아이를 돌보는데 사용하는 놀라운 신체 구조물이다. 그는 새의 폭넓은 성공에는 비행 능력 뿐만 아니라 놀랍도록 다양한 부리에 있다는 이론을 제시했다. “현대 새는 얼굴에 한 쌍의 손가락을 진화시켰습니다.” 그는 말한다. 

조류 진화에 관한 통찰력으로 무장하고, 아브자노프, 불라르와 공동 연구자들은 부리를 형성하는데 도움이 되는 유전적 메커니즘에 관해 파고들 수 있었다. <진화(Evolution)> 저널에 지난 달 발표한 새로운 연구에서, 연구자들은 몇 개의 작은 유전자 변화(genetic tweaks)로 공룡과 유사하게 새의 얼굴을 형성할 수 있었음을 보여주었다.   

현대 조류에서, 앞위턱뼈(premaxillary bones)라고 부르는 두 개의 뼈는 부리를 만들기 위해 융합되었다. 그 구조는 공룡, 악어(alligators), 고대 새 및 다른 대부분의 척추동물과 확연히 다르다. 이들에게는 두 뼈가 주둥이 모양을 형성하며 분리된 채 유지하고 있다. 그러한 변화가 어떻게 발생하는지를 밝히기 위해, 연구자들은 악어, 닭, 쥐, 도마뱀, 거북이와 현종하는 고대 새인 에뮤(emu)에서 이러한 뼈를 발현하는데 관여하는 두 개의 유전자를 활성시키는 계획을 세웠다. 

연구진은 파충류와 포유류의 경우 발달 중인 비강 양쪽에 유전자가 활성화되는 부분이 두 개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반면, 새의 경우는 얼굴의 앞쪽에 걸치는 훨씬 큰 부분 한 곳에서 유전자가 활성화되고 있었다. 연구자들은 악어와 공룡이 비슷한 형태의 주둥이, 그리고 앞위턱뼈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악어가 보여주는 유전자 활성화 패턴을 공룡의 패턴 대용으로 쓸 수 있으리라고 추론했다. 이들은 얼굴의 가운데 부분에서 유전자의 활성화를 차단하는 화학물질을 사용하여 닭의 배아에서 새에게서 볼 수 있는 유전자 발현 패턴을 되돌렸다. (연구팀은 윤리적인 이유로 닭을 부화시키지는 않았다)

그 결과, 처리된 배아는 공룡과 유사한 얼굴로 발달하였다. “그들은 기본적으로 멸종한 공룡과 형태학적으로 더 유사해 보이는 상태로 거슬러 올라간 조류 배아로 성장하였습니다.”라고 이전에 아브자노프와 함께 공동연구했던  오스틴 텍사스 대학의 고생물학자 티모시 로우(Timothy Rowe)는 말했다.  

그 발견은 단순한 분자적 변화가 어떻게 새의 주된 구조적 변화를 촉발할 수 있는지를 강조한다. 조류는 “새롭게 얼굴 전체를 만들기 위한 새로운 방법에서 기존의 도구를 사용합니다.”라고 아브자노프는 말한다. “그들은 새로운 유전자나 경로로 진화하지 않았습니다. 단지 기존의 유전자 제어에 변화를 주었을 뿐입니다.”

브러새트와 다른 연구자들의 연구와 마찬가지로, 아브자노프의 연구는 ‘희망적인 괴물’ 이론에 도전한다. 그의 도전은 유전적 규모에서다. 부리의 생성은 어떤 특별한 진화 도약이나 대규모의 유전적 변화를 요구하지 않는다. 오히려 아브자노프는 종 내에서의 작은 변화인 소진화를 일으키는 동일한 힘이 새로운 기능과 새로운 종의 진화인 대진화 역시 이끌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특히, 수백 만년에 걸쳐 진화했던 부리의 초기 생성과 새 부리의 다양한 모양 모두를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 유전자의 작은 변화는 단지 몇 세대만으로 변할 수 있다. “우리는 단순한 유전자 제어의 변화가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아브자노프는 말했다.

불라르와 아브자노프는 두개골과 뇌 발달에 관한 다른 특성을 다루기 위해 동일한 방식을 사용해 부리와 새 두개골이 어떻게 진화했는지에 관한 문제를 더 깊게 파고들 계획이다. “우리는 껍질에 흠집만 냈을 뿐입니다.” 불라르는 말했다. (번역 김명호)


*번역 원문

Emily Singer and Quanta Magazine. "How Dinosaurs Shrank and Became Birds". Scientific American, June 12, 2015.

(http://www.scientificamerican.com/article/how-dinosaurs-shrank-and-became-bir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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