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은 존재한다


ANDERSON, WAYNE/PRIVATE COLLECTION/BRIDGEMAN IMAGES


용은 오래전부터 서로 다른 문화와 대륙에서 전설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최근까지 용에 대한 무관심은 그저 더 불길한 무언가를 가리키는 피조물로서 공통적인 문화적 상징으로 그려졌다. 고대 그리스 문학과 슬라브 신화에서부터 조로아스터교 경전 속 암시나 동양의 용까지 용에 대한 묘사는 널리 퍼져있다. 이러한 전설이 진실에 뿌리를 두고 있다면 어떨까? 날개의 유무, 머리가 많고 적음, 불을 내뿜는 능력의 유무와 같이 지역적 전통을 반영한다고 생각되는 외관의 차이는 종(species)의 차이로 쉽게 설명할 수 있다.

1215년 마그나카르타에 서명한 지 800주년 기념식은 중세 초기부터 문학적 자원(literary resources)의 전례 없는 조사를 촉발했다(2). 옥스퍼드 대학교 보들리언 도서관 깊은 곳, “loste propertie”라고 적혀있는 잠겨진 벽장 속 녹슨 촛대 더미 아래에서 우연히 발견된 한 중세 초기 문서는 판타지계 야수들에 관해 시급히 재평가해야 한다는 강력한 증거를 제공하고 있다. 엑스머스(Exmouth)의 고프리 승려의 노고로 쓰인 그 논문은 영국 역사의 매우 다양한 측면을 논하고 있지만, 또한 정기적으로 문명에 재앙을 몰고 오는 천 년 용에 관한 결정적인 증거를 내놓고 있다.

또한, 그 논문은 중세 초기가 용들의 진정한 낙원이었다고 밝히고 있다. 그 기간 비정상적으로 따뜻했던 온도와 야수들이 선호한 전투원이자 음식인 풍부한 기사들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서양 용이 선호하는 둥지 재료인 금과 은의 측면에서 비교한 부와 지위를 보더라도 그러했다. 그 결과, 생존하는데 매우 중요한 요소인 먹이와 결정적으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었던 은신처 덕분에 용은 번성할 수 있었다. 용이 내뿜는 화염에 구워지고 성과 오두막이 무너지는 것은 일상이 되었다.

엑스머스의 고프리의 논문에서 증명하듯, 인류 전체가 용의 존재와 다른 마법적인 존재에 관해 완전히 인식하고 있던 시대였다. 용의 지속적인 반사회적 행동과 이러한 재앙에 대해 강력한 힘을 가진 것 같은 마법적인 존재들이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데 실패하면서 이들에 대한 뿌리 깊은 반감이 일어난 것 같다. 마녀는 화형에 처했고, 감히 태양중심설을 상상한 마법사들은 재판장에서 수모를 겪고 조롱당했다.

온도가 감소하고 기사 수의 급격한 하락이 결합하면서, 15세기로 접어들 즈음 용 사이에서는 “깊은 잠(Great Sleep)”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한 현상은 익히 잘 알려져 있다. 많은 변온성 야수들은 기후가 변하고 먹이가 고갈되면 휴면기(brumation)에 들어간다. 이것은 온혈동물의 겨울잠과 유사하다. 깊은 잠은 일반적으로 소빙하기(Little Ice Age)라 부르는 기간과 일치한다.


용의 등장 빈도에 대한 증감 그래프: 소설 문헌에서 ‘용’의 상대적 빈도(굵은 빨간 선)를 유니그램(5)으로 도출했다. 역사적으로 재구성한 두 개의 북반구 온도 변화는 파란색과 보라색으로 나타냈다. 전세계 기온은 1855년 이후로 측정하였다(굵은 검은 선). 온도 편차는 1961년부터 1990년까지 조사기간 내에 편차를 나타낸다. 문헌에서 용의 발생 정도의 증가는 온도의 증가와 일치하고, 파이어 브레스 종은 더 많은 빈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 결과 거시적으로 볼 때 ‘3차 각성(Third Stir)’이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역사적 기록은 이 기간이 최소한 용의 공격과 관련하여 상대적으로 평화로운 시대였음을 보여준다. 많은 이들은 파이어 브레스 종(firebreathing, 불길을 뿜는 용의 한 종)과 같은, 어쨌든 그런 용들이 13세기나 14세기에 멸종했다고 믿는다. 현재 용과 실제로 다른 모든 마법적인 존재들에 대해 갖고 있는 전통적인 의견은 이 모든 게 단순한 환상일 뿐이라는 당혹스런 수준으로까지 확장되었다. 그러한 신념은 박해의 종식을 불러왔기 때문에 용에게는 축복이었다. 현재 마녀들은 미쳤지만 해가 없는 여성으로, 마법사들은 웃긴 모자를 쓰고 민속 축제를 헤매고 다니는 것보다 더 나은 것 없는 노망 난 늙은 노인으로 간주한다. ‘1차 각성(The First Stir)’이라고 부르는 1586년부터 1597년 사이에 평화가 잠시 흔들렸다. 용들은 휴면기에 있는 다른 변온동물들과 똑같이 행동했다. 그들은 휴면기를 지속할지를 확인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잠에서 깨어나 외부를 살폈다. 따뜻함과 음식을 필수적으로 하는 환경적 상태는 용들이 휴면기를 끝내도록 적극적인 호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특히 구강(buccal)과 비강(nasal) 용광로를 극단적인 고온으로 유지해야 하는 파이어브레스 종에게는 필수적이다. 다행히 1차 각성은 소빙하기의 심화와 놀랄만한 기사의 감소 시기와 정확히 일치했다. 따라서 용들은 주저 없이 휴면기를 지속하기로 했다. 비록 매우 존경받는 철학자를 포함한 극소수만이 잠에서 깨어난 용들을 목격하고, 그 경이를 빠르게 글로 기록했다. 그러나 곧바로 동료들에게 조롱거리가 됐고, 그들의 글은 가치 없는 소설 나부랭이로 격하되었다. 1680~1690년 사이에 일어난 2차 각성(The Second Stir)은 일반적으로 1차 각성보다 규모가 작다고 여겨지며, 1차 때와 비슷한 결과를 낳았다. 용에 대한 믿음은 사실상 젊은 세대에게 간단히 배척되었다. 용의 존재를 믿는 한 움큼의 철학자(지금의 과학자) 무리는 그들의 전임자들이 1세기 이전에 어떻게 배척되었는지를 절실히 깨닫고 있었고, 그래서 자신이 목격한 것에 대해 대부분 침묵으로 일관하기로 했다. 이러한 상황이 반영되어 1차 각성과 비교해 2차 각성 당시의 문헌에는 용에 대한 언급이 적다. 용에 대한 사회적 견해가 현실하는 것에서 판타지 속 존재로 이동한 것은 일부 마법에 기인한 것으로 설명한다. 뉴트 스캐맨더(Newt Scamander)는 그러한 피조물을 숨기기 위해 “마법적인 것”으로 사람들을 설득한 의도적인 정책이었음을 제안한다(3). 이것은 풍부한 상상력을 위해 극단적으로 생각을 비축하는 신경 피질의 작은 엽으로 뇌에서 떠올리는 마법적인 현상에 관한 모든 정보를 전위하는 신경전송 마법(neurotransfer spell)의 일종을 건 것으로 생각된다. 그 결과, 어떤 상황을 목격해도 대부분 상상할 때 발현하는 뇌의 의사소통의 무의식적 보호가 작동한다. (이러한 관점은 비록 증거가 불충분하고 이를 지지한 이들은 주로 개인적으로 부당하게 묵살당해온  예티나 네스 호의 괴물과 같은 다른 신비동물학 현상에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고 있다) 용에 관한 인류의 무지는 지난 수십 년간 일어났던 일련의 사건과 결부되지 않은 채 그대로 유지되는 것으로 추측한다. 먼저, 세계 경제 침체는 ‘매장된’ 보물을 찾으려는 움직임을 이끌었다. 그리고 용의 둥지에 쌓여있는 비축물은 실패한 경제정책을 개선하는 이상적인 방법이다. 이러한 ‘양적 절도(quantitative thieving)’ 전략은 잠들어 있는 용이 깨어나 자신의 둥지가 털렸다는 것을 발견하고 복수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설상가상으로, 1976년 한 과학자(역설적이게도, 그는 기사이자 남작이었다)가 네이처 저널에 용에 관한 논픽션 원고를 출판한 것에서 보듯이 인간의 인식에 쳐놓은 ‘방벽’은 완벽하지 않은 것 같다. 지구 온난화에 관한 부진한 조치는 문제를 복잡하게 만든다. 그리고 호주의 기사 작위 복원과 같은 정책(4)은 지속적으로 맛있는 음식을 제공함으로써 상황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3차 동요가 일어나는 것은 시간문제며 엑스머스의 고프리로부터 인용하자면 ‘bigge one’이 될 것이다. 기후 상태는 용이 번식하는데 최적의 온도로 빠르게 상승하고 있으며, 신경전송 마법이 완전히 효력을 상실하는 것도 시간문제일 것이다. 당신이 명예로운 타이틀을 신경 쓰지 않는다면, 내열성 보호복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를 강력히 추천한다. <끝> -역자 주- (1) 이 글은 ‘Here be dragons’이라는 제목으로 2015년 4월 1일 만우절 특집으로 그 고귀한 저널인 네이처에 실린 글이다. 제목 ‘Here be dragons’은 옛날 유럽에서 지도를 작성하면서 가보지 못한 미지의 곳에 용을 비롯한 상상의 동물을 그려 넣으며 적은 문장으로, 이러한 관례에서 유래한 관용어 중 하나라고 한다. 그러나 2013년의 한 기사에서는 실제 ‘Here be dragon’란 문장이 쓰여있는 고지도는 단 한 장 뿐이라고 밝혔다.   ● 관련 기사: “No Old Maps Actually Say 'Here Be Dragons” http://www.theatlantic.com/technology/archive/2013/12/no-old-maps-actually-say-here-be-dragons/282267/ (2) 마그나 카르타(Magna Carta)는 1215년에 영국의 귀족들이 존 국왕에게 강요하여 서명하게 한, 영국 국민의 법적 및 정치적 권리 확인서로 흔히 영국 현대법의 기초로 여겨진다. 올해는 마그나 카르타에 서명한지 800주년이 되는 해로, 영국 왕세자는 800주년 기념식을 위해 4월 17일부터 20일까지 영국 왕워싱턴 D.C를 비롯해 마그나 카르타 원본을 보기 위해 미 국립기록보존관에 방문한다. 미 국립기록보존관에는 총 17개의 마그나카르나 원본 중 하나가 보관되어 있다.  ● 관련 기사: “Prince Charles visits U.S. March 17-20 for 800th anniversary of the Magna Carta" (http://www.examiner.com/article/prince-charles-visits-u-s-march-17-20-for-800th-anniversary-of-the-magna-carta) (3) 뉴트 스캐맨더(Newt Scamander)는 조앤 K. 롤링의 소설 ‘해리포터’에서 호그와트 마법학교의 교과서를 저술한 인물이다. 2016년부터 선보이는 해리포터 번외 3부작 중 1부 “신비한 동물사전(Fantastic Beasts and Where to Find Them)”은 뉴트 스캐맨더를 주인공으로 한다.  ● 관련 기사: “영화 '해리포터' 번외편 3부작, 조앤 K. 롤링 대본으로 영화화 된다” (http://tvdaily.asiae.co.kr/read.php3?aid=1413519380782735008) (4) 2014년 호주의 토니 애봇 연방총리는 1986년에 폐지한 기사(Knight)와 귀부인(Dame) 훈장을 부활시켰다. 우리나라만 시간이 거꾸로 가는 건 아닌 듯하다. 게다가 올해엔 영국 왕가인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남편 필립공에게 기사(knight) 작위를 수여하는 촌극을 벌여 국내 외로 망신을 당했다.    ● 관련 기사: “호주에 ‘기사’와 ‘귀부인’ 작위 부활” (http://www.hojudonga.com/news/articleView.html?idxno=41341) ● 관련 기사: “호주 총리 필립공에 기사작위 줬다가 '집중포화' 맞아” (http://www.yonhapnews.co.kr/international/2015/01/29/0601360000AKR20150129022100093.HTML) (5) 유니그램(unigram)은 하나의 단어가 어떤 확률 분포에서 독립적으로 추출되었다고 가정하는 것으로 사용된 단어의 빈도를 추출할 때 사용한다.  ● 참고 자료: “텍스트의 통계학” (http://nullmodel.egloos.com/19569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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