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지켜주는 장내 미생물 군집



2000년대 중반 파리 생 앙투안 병원의 위장병학자인 해리 소콜(Harry Sokol)은 크론병을 앓고 있는 자신의 환자에게서 얻은 조직 샘플을 가지고 실험실에서 몇 가지 테스트를 하다 무언가를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크론병은 장에 만성적인 염증이 일어나는 병이며 정확한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일부는 숨겨진 감염의 결과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또 다른 이들은 인간 장에 서식하는 수조 마리의 미생물 중 특정 세균의 증식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소콜이 환자에게서 염증이 발생한 장의 일부를 외과적으로 제거해 DNA를 분석해 비교하여, 일반적인 세균인 페칼리박테리움 프라우스니치이(Faecalibacterium prausnitzii)만 상대적으로 매우 부족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나쁜 미생물이 질병을 유도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좋은 미생물이 질병을 막아주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품었다.

소콜은 마우스에게서 F.프라우스니치이를 이식했고, 실험적으로 유발한 장 염증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것을 발견했다. 소콜은 시험관에 인간 면역세포와 함께 F.프라우스니치이를 혼합한 후 일어난 강한 항염증 반응에 주목했다. 소콜은 강력한 항염증 작용을 하는 인간 미생물 군집을 식별한 것 같았다.

우리 몸에는 10대 1의 비율로 전체 세포 수를 압도하며, 전체 유전체로는 인간 자신의 것보다 최소 150배 이상인 풍부한 미생물 생태계를 품고 있다. 2012년 미국 국립보건원은 우리 몸에 서식하는 미생물을 이해하고 목록화하기 위한 노력으로 수백만 달러를 투입한 인간 미생물군집 프로젝트(Human Microbiome Project)의 첫 단계를 완료했다. 미생물군집은 세대에 따라 극적으로 달라지며, 단일 개체 안에서도 시간에 따라 빠르게 변할 수 있다. 미생물 대부분은 장에서 살며, 특히 대장은 혐기성 미생물로 이루어진 소화실(digestion chamber) 역할을 한다. 과학자들은 아직 장 미생물군집의 초기 연구단계에 있지만, 급성장하고 있는 연구는 이러한 복잡한 미생물 생태계가 우리의 면역 기능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제안하고 있다. 일부 연구자들은 현재 면역계의 역할 중 하나로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의존하는 친화적인 미생물을 “재배”하거나 “경작”하여 감염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하는 측면이 있다고 추측하고 있다. 그러나 양쪽 모두 서로를 “경작”하는 것 같다. 왜냐하면, 우리 몸에 상주하는 미생물 역시 우리의 면역 기능을 통제하는 것 같기 때문이다.

전 세계의 독립적인 연구자들은 장 건강과 면역계의 균형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이는 한 미생물군을 식별했다. 그 미생물은 클로스트리듐(clostridial) 그룹의 여러 하위 무리에 속한다. “클로스트리듐 클러스터(clostridial clusters)”라고 일컫는 이러한 미생물 무리는 병원의 골칫거리며 매우 빈번하게 설사로 인한 사망을 일으키는 클로스트리듐 디피실리균(Clostridium difficile)과는 상대적으로 거리가 멀다. C.디피실리균은 계속되는 염증과 출혈을 일으키고 잠재적으로 체액에 치명적인 손실을 끼친다. 그러나 클로스트리듐 클러스터는 그와 반대되는 행동을 한다. 그들은 건강하고 조밀하게 장벽(gut barrier)을 유지하고, 면역계를 누그러뜨린다. 과학자들은 현재 이러한 미생물들이 최근 10년간 증가하고 있는 크론병을 포함한 일련의 자가면역 질환, 알레르기 및 염증 질환을 비롯하여 심지어 비만까지도 치료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지를 탐구 중이다.

F.프라우스니치이는 확인된 최초의 클로스트리듐 클러스터 중 하나였다. 지속해서 높은 수준의 F.프라우스니치이를 유지한 소콜의 환자는 수술 후 최상의 6개월을 보냈다. 그 후 소콜이 2008년에 최초의 발견을 출판한 후, 인도와 일본의 과학자들 역시 F.프라우스니치이가 염증성 장 질환을 가진 환자에게서 많이 감소했다는 것을 발견했다. 소콜은 특히 일본에서의 결과에 강한 흥미를 느꼈다. 염증성 장 질환을 가진 동아시아인의 유전자 변이는 유럽인의 유전자 변이와는 달랐다. 그러나 같은 세균 종인 F.프라우스니치이는 질병이 발현한 사람들의 장에서 똑같이 감소하였다. 이것은 유전적 취약성의 차이가 질병의 기저를 이룰 수 있지만, 질병의 경로는 비슷하다는 것을 제시하였다. 그리고 비록 소콜은 F.프라우스니치이 외에 다른 이로운 균이 존재한다는 것을 의심하지만, 이 결과는 크론병과 가능한 다른 염증성 질환에 관한 모든 분야에서 통용되는 잠재적인 해결책을 암시했다.


미생물 생태계

미생물 군집 연구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질문 중 하나는 염증의 주된 이유인 감염성 질병에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현대인들에게서 왜 감염, 자가면역 및 알레르기 질환에는 그토록 취약한가이다. 현재 많은 이들은 우리 내부의 미생물 계에서 커다란 변화가 겉으로 드러나는 면역계의 과잉반응에 이바지했다고 추정한다. 이러한 변화의 다양성에는 항생제가 포함될 수 있다. 일상화된 위생은 감염성 질환을 제한하려는 목적이었지만 또한 공생하는 미생물의 전파를 방해하는 결과를 낳았다. 물론 고당분, 고지방의 현대인의 식생활도 마찬가지다. 우리 미생물은 결국 우리가 먹는 것을 먹는다. 또한, 우리를 둘러싼 특수한 환경은 우리의 미생물상을 “제한(localizing)”할 수 있다.

사람들 사이에서 현재 일어나는 엄청난 미생물 변화는 이러한 미생물 집단이 수행하는 방식을 다시 생각하도록 과학자들을 강제하고 있다. 몇 년 전 연구자들은 우리 모두에게서 공통으로 인간에 적응한 일련의 핵심적인 미생물상을 떠올렸지만, 현재는 몇몇 미생물이 하는 중요한 역할에 대해 더 논의하고 있다.

면역계의 오작동으로 직면하는 여러 문제점이 다수의 질병으로 발생한 커다란 취약점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당연히 생각하겠지만, 실제로는 면역계의 과잉 반응이라는 단 하나의 문제로 고통받고 있다. 그러한 과잉 면역반응 경향은 아마도 주요한 항염증 미생물의 감소나 소실 및 “평화유지군”으로서의 기능이 약화하면서 활성화되었을 것이다.

생태계 과학에서 “핵심종”은 더 거대한 생태계를 형성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코끼리는 나무를 쓰러뜨려서 모든 방목 동물(grazing animals)에게 이득을 줌으로써 아프리카 사바나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물론 그러한 개념은 우리 내부의 미생물 생태계에 완벽히 적용되지 않을 것이다. 자연 생태계에서 핵심종은 수적으로 매우 적은 경향이 있다. 그 반면 우리 내부 미생물 생태계에서 F.프라우스니치이와 같은 평화유지형 미생물은 상당히 많다. 그러나 한편으론 그러한 생각은 클로스트리듐균에 관한 유용한 틀을 제공한다.

핵심종은 특정한 생태적 지위를 점유하는 것 같다. 그들은 다른 장 미생물들보다 숙주인 우리와 더 밀접하게 교류하기 위해 가능한 한 장 표면에서 가까운 곳 바로 위를 기어 다닌다. 흔히 그들은 우리가 소화할 수 없는 식이 섬유를 발효하는 전문가로서 장 건강에 중요한 것으로 보이는 대사물질 혹은 부산물을 생산한다. 우리 결장(colon)에 안착하고 있는 세포 일부는 혈류가 아닌 이러한 대사물질로부터 바로 양분을 얻는다. 그리고 섬유질이 장으로 내려오지 않을 때, 클로스트리듐균과 다른 미생물들은 창자의 점막층에서 당을 전환할 수 있다. 분명 우리가 생산한 당은 그들을 행복하게 하는 것 같다. 사실, 그들은 점액 생산을 자극하는 것으로 보인다.

도쿄 게이오 대학의 미생물학자 켄야 혼다(Kenya Honda)는 균형 잡힌 면역계를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클로스트리듐 미생물을 최초로 밝혀낸 사람 중 한 명이다. 과학자들은 토착 미생물(native microbes)이 어떻게 동물에게 영향을 끼치는지 연구하기 위해 수십 년 전에 무균 마우스를 개발하였다. 이 동물에게는 어떠한 미생물도 존재하지 않는다. 제왕절개로 태어나며 살균한 플라스틱 풍선에서 사육하는 이러한 설치류는 오직 실험실에서만 존재할 수 있다. 쪼그라든 심장과 폐 그리고 대장 기형 등 그들이 제공하는 많은 특이함 중에서도 혼다는 특히 조절 T세포(Tregs)라 부르는 면역 과민 반응을 억제하는 세포의 부족에 흥미를 느꼈다. 이러한 세포가 없으면, 마우스는 일반적으로 염증성 질환에 대한 비정상적 경향이 나타난다.

혼다는 많은 장내 종이 이러한 억제 세포를 유도할 수 있는지를 알고 싶었다. 소콜이 F.프라우스니치이의 항염증성 효과를 확인한 직후, 혼다는 협범위항생제(narrow-spectrum antibiotics)로 마우스의 장내 미생물을 조금씩 줄여갔다. 마우스의 조절 T세포는 반코마이신 처리 후 감소했다. 그들의 면역 반응을 억제하여 염증성 장 질환과 알레르기성 설사(allergic diarrhea)를 가지게 된 마우스는 대장염에 매우 취약해졌다. 혼다는 46개의 토착 클로스트리듐 균주를 회복시킨 것만으로 마우스의 면역 균형과 조절 T세포를 복원시킬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혼다는 건강한 연구원에게서 얻은 인간 적응 미생물(human-adapted microbes)로 실험을 반복했다. 그는 이번엔 17개의 클로스트리듐 종만을 추출하여 마우스에 이식해 모든 조절 T세포를 유도하고 염증을 방지할 수 있었다. 이러한 인간 적응 미생물은 염증성 질환에서 벗어나도록 면역계를 이끄는 전문가들이다. 그들은 클러스터 IV, XIVa 그리고 XVIII로 표시된 클로스트리듐 무리 중 일부에서 왔다. F.프라우스니치이는 클러스터 IV에 속한다.

베단타 바이오사이언시스(Vedanta Biosciences)사는 최근 염증성 질환을 치료하는데 혼다의 17개의 균종을 이용한 “클로스트리듐 혼합제”의 가능성 여부를 시험하고 있다. 만약 그들의 노력이 성공한다면, 면역 매개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인간 적응 미생물을 이용한 차세대 생균제(probiotics)의 도래를 알리는 신호가 될 수 있다. 더욱이 이 미생물은 전적으로 혼다의 한 연구원으로부터 얻은 것이다. 늘 그렇듯 실험실 마우스를 대상으로 한 연구가 인간에게 적용될 수 있을지는 분명치 않다. 소콜은 의심스러워 한다. 그는 최근 염증성 장 질환을 가진 사람에게는 부족하며 인간에게만 있는 한 유형의 조절 T세포를 식별했다. 그는 마우스에서 개발된 혼다의 혼합제가 사람에게서 이러한 세포를 활성화할 수 있을지에 의문을 제기한다.


* 그림 1: Scientific American (2015)


항생제 문제

비록 그 혼합제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염증성 질환의 취약점과 항생물질의 관련성에 대한 혼다의 꼼꼼한 입증은 골치 아픈 문제를 제기했다. 일련의 연구는 어린 시절 항생물질의 사용과 나이 든 후 천식, 염증성 장 질환과 같은 염증 질환과의 관계 및 최근에는 대장암과 소아 비만에 이르기까지 둘 사이의 작지만 중요한 연관성을 발견했다. 이러한 연계성에 대한 하나의 설명은 병약한 사람이 더 많은 항생제에 노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바꿔 말하면, 항생제는 그러한 문제의 원인은 아니지만, 기존의 좋지 않은 건강의 결과다.

혼다의 연구는 다른 설명을 제시한다. 항생제는 과잉반응 문제를 떠나, 면역계를 적절하게 조정하는 박테리아를 격감시킬 것이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의 미생물학자 브렛 핀레이(Brett Finlay)는 명시적으로 이러한 가능성을 탐구하고 있다. 태어난 지 얼마 안되 반코마이신 치료를 받은 마우스는 부분적으로 혼다가 식별한 것과 매우 비슷한 클로스트리듐 세균의 격감하여 나이 든 이후 천식의 위험이 증가했다는 것을 발견했다. 억제 세포에 대응하는 개체군이 붕괴한 것이다. 마우스는 이후 알레르기가 발생할 때 그들의 면역 반응을 억제하는 능력이 떨어졌다.

이러한 작동은 다른 질환에도 적용할 수 있다. 올해 초 시카고 대학의 면역학자 캐서린 나글러(Cathryn Nagler)는 항균제로 클로스트리듐 세균을 제거한(knocked out) 마우스에게 땅콩 단백질을 먹였다. 이러한 미생물과 그들과 관련된 조절 T세포가 사라지자, 땅콩 단백질은 장벽을 통해 순환계로 유출되었다. 마우스는 음식 알레르기를 갖게 되었다. 그녀는 클로스트리듐 세균을 투입한 것만으로도 이러한 과민 반응을 방지할 수 있었다.

클로스트리듐 세균을 가진 마우스와 가지지 않은 마우스 사이의 중요한 차이점 하나는 그들이 얼마나 많은 점액 분비 세포를 가지고 있느냐였다. 클로스트리듐 박테리아를 지닌 마우스는 더 많은 세포를 가지고 있었다. 이 박테리아는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 과학자들이 발견한 점액은 특정 미생물을 격퇴하는 화합물이 포함되어 있으며, 그들과 우리 사이에 작은 거리를 유지한다. 그러나 또한 점액은 다른 박테리아를 위한 식량을 운반한다. 이것은 모유에서 발견되는 것과 유사한 복잡한 구조의 발효성 당류다. 댈러스에 있는 텍사스 사우스웨스턴 의대의 미생물학자 로라 후퍼(Lora Hooper)는 이 이중적 기능을 “당근”과 “채찍”이라고 부른다. 점액은 항균성 물질과 우호적인 세균을 위한 성장제 모두를 제공한다.


박테리오파지는 미생물을 죽이고, 증식하는데 점액을 이용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림 2: Barr, Jeremy J., et al.(2013)


이 현상은 여러 가지 이유에서 중요하다. 나글러의 실험에서 보듯 이러한 클로스트리듐이 장 건강과 균형 잡힌 면역계를 촉진하는 방법 중 하나는 점액의 건강한 흐름을 보장하는 것이다. 코끼리가 아프리카 사바나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처럼, 이러한 미생물은 방목하는 다른 친화적인 미생물을 위한 당 분비를 자극함으로써 더 나은 장 생태계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다.

반대로, 과학자들은 다른 질병, 특히 일반적으로 이러한 클로스트리듐 세균이 급감하는 염증성 장 질환에서 점액층이 급격히 감소한 것을 관찰했다. 문제는 항상 먼저 오는 것이 무엇이냐는 것이었다. 점액 분비가 급감하고 그래서 미생물의 비정상적인 군집이 선택되는가, 미생물의 비정상적인 군집이 점액층을 얇게 하여 질병에 대한 취약성이 증가하는 것인가? 아마도 두 요소가 함께 작동할 것이다.

2011년 콜로라도 볼더 대학의 과학자들은 염증성 장 질환과 관련된 NOD2라 부르는 유전자에 변이가 일어난 사람들에게서 샘플을 채취했다. 이러한 유전자 변이가 어떻게 발병의 위험을 증가시키는지 누구도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다. 연구는 특히 발병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모두를 대상으로 했다. 과학자들은 염증성 장 질환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서 클로스트리듐 세균의 수가 감소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러나 더 놀라운 것은, NOD2 유전자의 변이 경향을 가졌지만, 아직 발병하지 않은 사람들 역시 클로스트리듐 클러스터가 상대적으로 급감했다는 점이다. 그들의 미생물 군집은 질병과 같은 상태에 근접해 있는 것 같았다.

이 연구는 장내 미생물 조성과 크론병에 대한 취약성을 결정하는 유전자의 역할을 강조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역학 조사는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었다. 지난 몇 년 동안 많은 연구에서 염증성 장 질환의 위험이 낮은 성인은 어린 시절에 더 적은 수의 위생 시설을 누렸다는 사실과 연결되었다. 그리고 덴마크 오르후스 대학(Aarhus University)의 2014년 연구에서는 미생물이 풍부한 환경인 가축이 있는 농장에서 자란 북유럽인들은 성인이 되어서 염증성 장 질환에 직면하게 될 위험성이 반으로 줄었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이러한 패턴은 아마도 삶의 초기에 장내 미생물이 자리 잡거나(seeding) 면역계를 직접 수정함으로써 우리가 (질병을 유발하는) 유전자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환경이 염증성 장 질환의 위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리고 연구자들은 농장에서 살지 않은 사람들에게 건강한 미생물 군집을 몸 안에 품을 기회를 증가시킬 수 있는 사전 단계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제기한다.


섬유소의 중요성

최근 몇 년 동안 더 놀라운 발견 중 하나는 북미 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장내 미생물이 아프리카와 남미 지역의 농촌 환경에서 사는 사람들의 장내 미생물과 얼마나 다른지다. 북미 지역 사람에게서의 장내 미생물 군집은 단백질, 단당(simple sugars), 지방을 소화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반면, 아프리카 농촌 지역과 아마존 환경에 사는 사람의 미생물 군집은 훨씬 더 다양하고 식물 섬유소를 발효하는데 알맞게 구성되었다. 일부 연구자들은 사냥-채집을 했던 우리의 조상들의 장에 훨씬 더 많은 미생물 다양성을 품고 있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만약 우리가 산업 혁명 이전에는 풍족했던 것의 대안으로서 아프리카 농촌 지역과 남미 지역 사람들의 장내 미생물을 받아들인다면, 북미인과 다른 서구인들에게 새로운 진화의 방향을 이끌 것이라고 스탠포드 대학교의 미생물학자 저스틴 L. 소넨버그(Justin L. Sonnenburg)는 말한다.

이러한 진화적 이동에서 소넨버그를 괴롭히는 것은 클로스트리듐 무리를 포함한 모든 항염증성 박테리아들은 대부분 수용성 섬유질 발효를 전문으로 한다는 것이다. 발효는 부티레이트, 아세트산, 프로피온 에스테르를 포함한 다양한 대사물질을 생산하지만, 그중 일부는 암내를 일으킨다. 다양한 설치류 연구에서 짧은사슬지방산(short-chain fatty acids)이라 부르는 이러한 대사물질은 일생에 걸쳐 염증성 질환을 방지하는 방법으로서 조절 T세포를 유도하고 면역 기능을 교정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발효 부산물은 우리 몸에 있는 장내 미생물이 커뮤니케이션하는 한 방법일 것이다. 한 가지 중요한 점은 “더 많은 섬유소를 당신의 조절 T세포에게 공급”하는 것이라고 옥스퍼드 대학의 면역학자 피오나 파우리(Fiona Powrie)가 지난해 [사이언스] 저널에 투고했다.

그러나 이러한 대사물질이 보이는 중요성에 대해 다른 이들은 의문을 던졌다. 대다수 세균은 이런 짧은사슬지방산을 생산하며 그중 일부 미생물만이 강력한 항염증 작용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비록 이러한 대사물질의 생산이 면역계를 호의적으로 바꾸는 미생물을 위한 전제조건이 될 수 있겠지만 왜 일부 세균이 다른 것보다 더 강한 항염증성 작용을 하는지에 대한 설명으로는 불충분하다고 칼텍의 미생물학자 사키스 마즈매니안(Sarkis Mazmanian)은 말한다. 세균들이 숙주의 면역계를 자극하는 데 사용하는 분자나 장 표면에 밀접해서 살아가는 방법과 같은 다른 특성들도 중요한 역할을 해야만 한다고 그는 말한다.

그러나 양적인 문제가 있다. 일부 수렵-채집인들은 현대 인류보다 10배 더 많은 수용성 섬유소를 섭취했고 그들의 몸에서 훨씬 더 많은 발효 부산물이 쇄도했을 것이다. 섬유소가 부족한 현대적인 식단은 그러한 신호를 약화했고, “폭발 직전의 과민반응” 상태를 발생시켜 문명의 “질병”에 우리를 취약하게 만들었다고 소넨버그는 말한다. 그는 이 문제를 “우리 미생물의 굶주림”이라고 부른다. 우리는 가장 중요한 미생물 구성원 중의 일부에게 충분한 먹이를 공급하지 않았을 것이다.

마우스 실험은 그러한 생각을 뒷받침한다. 특정 지방과 당의 함량이 높은 식단은 항염증성 세균을 급감시켜 점막층이 얇아지고 전신성 염증을 발전시켰다. 잠재적으로 위험천만한 기회주의자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인간 지원자에게 취한 한 가지 조치에서 샌프란시스코의 캘리포니아 대학 미생물학자 피터 턴보우(Peter Turnbaugh)는 고지방, 고단백질 음식이 염증성 장 질환과 관련이 있는 빌로필리아 와드스워시아( Bilophila wadsworthia) 박테리아에 관대한 담즙의 증산을 촉진하는 스위치라는 것을 발견했다. 반면 미생물 스스로 이러한 불균형을 방지하는 것은 어려운 것 같았다. 설치류에서는 지방 함량은 높지만, 음식에 발효성 섬유소를 추가하자 유익한 박테리아들이 좋은 상태로 유지되면서 점막층이 건강해지고, 장 외벽은 온전하게 유지되어 전신성 염증을 방지하였다. 이런 결과를 하나로 합쳐 생각하면, 연구는 건강을 위해 당신이 무엇을 먹는지 뿐만 아니라 무엇을 먹지 않는지 역시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인간 대상의 연구는 더욱 흥미롭다. 쌓여가는 증거는 비만에서 관찰되는 전신성 염증이 지방 축적에 의한 결과일 뿐 아니라 비만에 이바지한다는 것을 제시한다. 벨기에 류벤에 위치한 가톨릭 대학교의 과학자는 최근 비만 여성의 식단에 발효성 섬유소 이뉼린(inulin)을 추가하자 F.프라우스니치이와 다른 클로스트리듐 세균의 수가 증가하였고 위험한 전신성 염증이 감소하였음을 보였다. 체중 감소는 적었지만, 이후에 이것과 그리고 다른 비슷한 두 연구 분석에서 그러한 조치가 처음부터 이미 혼다의 혼합제와 일부 같은 IV, IX and XIV 클로스트리듐 클러스터를 품고 있었던 환자에게서 가장 잘 작동하였음이 드러났다. 그 박테리아가 없는 사람들에서는 그러한 이로운 효과가 없었다. “미생물 기관(microbial organ)”에서 특정 종이 사라지면 그들이 담당한 기능 역시 사라질 수 있음을 제시했다.

그 가능성 역시 실험되었다. 여러 해 전에 암스테르담의 대학의료기관 위장병학자인 막스 뉘돌프(Max Nieuwdorp)는 최근 대사증후군으로 진단된 환자에게 야윈 기증자로부터 채취한 미생물을 이식했다. 대사증후군은 보통 2형 당뇨병으로 진단하는 일련의 증상들이다. 환자는 인슐린 민감성과 클로스트리듐 종을 포함한 풍부한 미생물군으로 개선되었다. 그러나 이식받은 환자는 6개월 후 질병이 재발했고, 개선되었던 신진대사는 퇴색하고 미생물 상태는 다시 원래대로 돌아갔다.

소넨버그에게 이런 결과는 사람 숙주와 미생물 군집 사이의 조화에 상당한 관성(momentum)을 가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병에 걸린” 생태계를 제거하고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은 외부의 간섭으로 극복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 장내 면역 시스템에서는 오래된 체계 안에 단순히 새로운 군집을 만들 뿐일 것이다. 그것은 C. 디피실리균과 관련 설사를 치료하는 데 효과적인 대변 이식이 왜 염증성 장 질환을 치료하는 데 실패했는지를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전자는 하나의 기회주의자에 의해 발생하는 반면, 후자는 고장 난 장내 생태계와 미생물 교란에 대한 반응으로 작동될 수 있다.

그러한 관성을 극복하기 위해 소넨버그는 숙주와 미생물군을 동시에 치료할 가능성을 내다본다. 아직 시험하지는 않았지만, 그는 환자의 면역 시스템을 침묵시켜 치료할 수 있도록 면역억제제를 첨가한 항균제로 미생물군을 제거하기를 상상한다. 그런 다음에야 새로운 미생물 군집을 이식하고 성공적으로 면역계를 재조정할 수 있다.


진화의 원동력

동물이 약 8억 년 전에 폭발적으로 증가했을 때, 이미 미생물은 아마도 30만 년부터 지구 상에 존재했을 것이다. 동물 진화의 주된 혁신은 장(gut)이었다. 이것은 한쪽 끝에서 영양분을 받아들고 다른 쪽으로 폐기물을 내보내는 관이다. 매디슨 위스콘신 대학의 미생물학자 마가렛 맥폴-나이(Margaret McFall-Ngai)는 미생물이 직접 장의 진화를 이끌 수 있다는 가능성도 주장한다. 동물이 미생물과 함께 상호관계를 발전시켰을 때, 식물은 토양으로부터 필수적인 양분을 추출하는 데 도움을 받아 육상을 지배하는 데 성공했을 뿐이다. 아마도 동물의 진화적 혁신 중 하나는 생존에 필요한 미생물 군집을 장에 퍼담고 그들과 함께 어울린 것이었다.

점액(Mucus)은 이러한 미생물을 위한 인간 장 선택의 하나가 될 수 있다. 소넨버그는 상호적응한 박테리아만이 복합 당(complex sugars) 대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공생의 초석은 영양분이 부족한 세계에서 이를 획득하는, 간단하면서도 필수적이었을 것이다. 우리는 사냥과 채집을 한다. 미생물은 우리가 소화할 수 없는 것을 발효한다. 우리의 면역 시스템은 올바른 미생물이 제자리에 있음을 가리키는 의미로 미생물 대사물질 일부가 전달되었다는 신호를 받을 때 평정을 되찾는다.

장 미생물군집 연구분야는 이미 다양한 미생물이 수행하는 중요한 생태적 기능을 식별하기 위해 핵심종을 기술하는 생각에서 벗어났다. 많은 잠재적 종은 주어진 어떤 역할도 수행할 것이다. 이제는 상호관계의 초석(keystone relationship)이라 부를 수 있는 또 다른 개념이 등장할 것이다. “섬유소와 그것을 소모하는 미생물 사이의 상호작용은 장내를 기반으로 한 미생물 모두의 상호작용의 근본적인 초석입니다.” 소넨버그는 말한다. 그것은 미생물과 인간 사이 공생을 위한 협약의 중심에 놓여있다. <번역: 김명호>

-번역 원문-

Velasquez-Manoff, Moises. "Gut microbiome: the peacekeepers." Nature 518.7540 (2015): S3-S11.

(http://www.nature.com/nature/journal/v518/n7540_supp/full/518S3a.html)


* 기사에 삽입되어 있는 그림은 따로 출처를 표기하지 않았습니다. 기사 외에 제가 따로 첨부한 그림에 대한 출처는 아래와 같습니다. 

○ 그림 1: Scientific American 312, S9 (2015) : (doi:10.1038/scientific american 0315-S9)

○ 그림 2: Barr, Jeremy J., et al. "Bacteriophage adhering to mucus provide a non–host-derived immunity."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110.26 (2013): 10771-107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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