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 건강: 장을 생각하다


Illustration by Jessica Fortner

장(gut)의 상태가 우리의 상태를 지배한다는 개념은 100년 이상 거슬러 올라간다. 대부분 19세기와 20세기 초반까지 과학자들은 대장에 쌓인 노폐물이 “자가 중독(auto-intoxication)”을 촉발하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독기가 감염을 일으켜 우울증, 불안 및 정신병으로 이어진다고 믿었다. 환자들은 이러한 치료가 터무니없다는 것으로 밝혀지기까지 대장 적출과 같은 장 수술을 받았다.

인간 미생물군집(microbiome)의 지속적인 연구는 더 명확하게 장과 뇌의 연관성을 밝힐 것으로 기대한다. 과학자들은 우리 창자 안에 있는 작은 생물체들의 광대한 집합이 마음의 상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점점 더 확신하고 있다. 장과 뇌는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것 같다. 뇌는 장의 미생물적 특성을 형성하는 데 도움을 주는 면역 기능과 위장에 영향을 주며, 장 속 미생물 역시 뇌에 작용하는 신경전달물질과 대사물질을 포함한 신경 활성 화합물을 만드는 것 같다. 이러한 상호작용은 다양한 방법으로 일어날 수 있다. 미생물에 의한 화합물은 뇌와 소화관을 연결하는 미주신경을 통해 전달하고, 그로 인한 미생물의 대사물질은 뇌와 창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을 유지하는 면역 시스템과 상호작용한다. 스톡홀름 카롤린스카 연구소의 미생물학자 스벤 페터슨(Sven Pettersson)은 최근 장 미생물이 장 내벽과 혈뇌장벽 모두에서 이물질이 통과하지 못하도록 차단하는 정도를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밝혔다. 흔히 혈뇌장벽(blood brain barrier)은 잠재적 유해 요소로부터 뇌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미생물이 뇌와 커뮤니케이션하는 데는 진화적인 이유가 있을 것이다. 미생물은 사람을 통해서 확산할 수 있으므로 무리를 이루기 위해선 우리가 필요하다고 아일랜드 코크 국립대학의 신경과학자 존 크리안(John Cryan)은 말한다. 크리안의 연구는 멸균 상태에서 사육했을 때, 장내 미생물이 부족한 무균 마우스는 상호작용하는 다른 마우스를 인지하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보였다. 다른 연구에서는 미생물군집이 붕괴한 쥐에게서 인간과 유사한 불안감, 우울증 및 심지어 자폐증을 초래했다. 일부의 경우에서 과학자들은 양성 세균(benign bacteria)의 특정 균주를 이러한 마우스에 주입하여 더 정상적으로 행동할 수 있게 회복시켰다. 지금까지 거의 모든 데이터는 마우스를 대상으로 한 실험으로 한정되지만 크리안은 그 발견이 자신이 사이코바이오틱스(psychobiotic)라고 부르는 인간 대상의 유사 복합체를 개발하기 위한 비옥한 토지를 제공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그러한 식이 치료는 기분장애에 관한 일차적 혹은 보조적인 치료법 중 어느 것으로든 사용될 수 있으며,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크리안은 말한다.


성격 이동

과학자들은 미생물군집의 결핍 혹은 특정 박테리아의 투여가 어떻게 행동과 뇌 기능을 변화시키는지 연구하기 위해 무균 마우스를 사용한다. “사람에게는 결코 할 수 없는 실험입니다.”라고 크리안은 말한다. 무균 마우스 군집 전체는 격리 챔버에서 사육하고 있으며 이를 다루는 기술자들은 생물학적 위험시설에 있는 것처럼 몸 전체를 덮는 보호복을 입고 있다. 모든 마우스 연구처럼 인간에게 결과를 외삽하는 것은 가장 중요한 단계다. 무균 마우스는 뇌와 면역계의 성장이 불완전하여 일반 쥐보다 대담하고 과잉행동의 경향을 가지기 때문에 특히 그러하다.

현재 일본 규슈 대학의 내과 교수인 노부유키 스도(Nobuyuki Sudo)는 10년 전 한 연구팀을 이끌고 무균 마우스를 한 시간 동안 좁은 튜브에 가두고,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를 측정했다. 무균 마우스에서 감지한 수치는 같은 상황에 놓였던 정상적인 마우스 대조군의 측정치보다 훨씬 높았다. 이러한 호르몬은 무균 마우스에서는 기능이 고장 난 것이 분명한 시상하부 뇌하수체 부신 축(hypothalamic-pituitary-adrenal axis)에서 방출된다. 그러나 더 중요한 건 과학자들이 단순히, 비피도박테리엄 인펀티스(Bifidobacterium infantis)라 부르는 한 종의 미생물로 전처리한 마우스에서 더 정상적인 호르몬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이 발견은 장내 미생물이 뇌의 스트레스 반응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이로운 방식으로 뇌 기능에 영향을 주는 생균적 치료에 활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의 암시를 최초로 보여주었다. “실제로 해당 분야에서는 시작되었습니다.” 라고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 대학교에서 스트레스에 관한 신경생물학 센터의 책임자이자 위장병학자인 에머런 마이어(Emeran Mayer)는 말한다.

한편 미생물학자 프렘실 버칙(Premsyl Bercik)과 위장병학자 스티븐 콜린스(Stephen Collins)가 이끄는 온타리오 맥매스터 대학의 연구팀은 만약 다른 마우스 종의 창자에서 얻는 박테리아를 무균 마우스 한 종의 창자에 이식한다면 이식된 동물은 기증한 동물의 성격의 한 측면을 가진다는 것을 발견했다. 당연히 소심한 마우스는 더 대담하게 될 것이며, 반면 더 과감한 마우스는 불안하고 소극적이 될 것이다. 이러한 경향들은 뇌와 미생물의 상호작용이 불안과 기분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버칙과 콜린스는 연구 초기엔 어떻게 미생물군집이 장 질환에 영향을 끼치는지에 중점을 두었고 이후엔 장-뇌 연구로 자연스레 넘어갔다. 장 질환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은 불안과 우울과 같은 정신적 문제가 함께 나타나는데 질병의 고통으로 인한 감정적 반응으로는 완벽하게 설명할 수 없다. 맥마스터의 팀은 변비, 설사, 통증과 낮은 수준의 염증을 일으키지만, 원인은 알 수 없는 과민성 대장 증후군을 지닌 사람의 장 내용물을 무균 마우스에서 증식시켜 다수의 소화기계 증상을 재현했다. 이식받은 무균 마우스는 장 누수(leaky intestines: 장 점막의 결합이 느슨해지는 증상으로 외부 독성 물질의 침투가 쉬워진다: 역자주)가 생겼고, 면역계가 활성화되었다. 그리고 신경계에 영향을 준다고 다수가 알고 있는 전염증성 대사물질(pro-inflammatory metabolites)의 공세가 발생했다. 게다가 그 마우스는 짧고 높은 곳에서 내려오는 적극성 시험에서 불안한 행동을 보였다.


자폐증과의 연결성?

과학자들은 또한 자폐증에서 미생물군집의 잠재적 역할을 탐구하기 시작했다. 2007년 후반,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의 신경과학자와 발달생물학자인 폴 패터슨(Paul Patterson)은 임신 기간에 장기간의 고열을 겪은 여성은 자폐증을 가진 아이를 가질 가능성이 일곱 배나 높다는 것을 보여주는 역학 데이터에 흥미를 느꼈다. 이 자료는 자폐증에 관한 유전학을 제외한 대안적 원인을 제시했다. 조사를 위해 패터슨은 유사한 바이러스를 지닌 임신한 마우스에 독감과 같은 증상을 일으켰다. 이를 위해 폴리아이노이식:폴리시티딜산(polyinosinic:polycytidylic acid)이라는 면역자극제를 사용했으며 그는 이것을 면역활성화물질(maternal immune activation, MIA) 모델이라고 불렀다.

패터슨의 MIA 마우스의 새끼는 인간 자폐증의 세 가지의 중요한 특징인 제한적인 사회적 상호작용, 반복적인 행동경향 및 커뮤니케이션의 감소 모두가 나타났다. 그는 마우스의 커뮤니케이션 정도를 조사하기 위해 초음파 발성의 길이와 지속시간을 측정할 수 있는 특별한 마이크를 사용하였다. 또한, 새끼 마우스도 장 누수가 발생했는데 이것은 자폐증을 가진 아이들의 40~90%가 소화기계 증상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그런 다음 칼텍의 미생물학자 사르키스 마즈마니안(Sarkis Mazmanian)과 그의 박사과정생인 일레인 샤오(Elaine Hsiao)는 MIA 마우스 역시 비정상적인 미생물군집을 가지고 있음을 발견했다. 특히 두 부류의 세균, 클로스트리듐(Clostridia)과 박테로이디아(Bacteroidia)는 보통의 마우스보다 MIA 마우스 새끼에서 더 풍부했다. 마즈마니안은 이러한 불균형이 자폐증을 지닌 사람과 같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러나 발견은 강렬했다고 그는 말한다. 왜냐하면, MIA 마우스의 행동 상태가, 그리고 아마도 인간에서 확장된 자폐증 행동으로서, 뇌보다는 장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것을 제안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도발적인 질문을 제기합니다.” 마즈마니안은 말한다. “만약 우리가 그 마우스의 소화기계 증상을 치료한다면 행동의 변화를 관찰할 수 있을까요?”

마즈마니안과 샤오는 항소염성(anti-inflammatory properties) 및 실험적으로 유발된 대장염(colitis)으로부터 마우스를 보호한다고 알려진 박테로이데스 프라질리스(Bacteroides fragilis)라는 미생물을 투여하고 경과를 관찰했다. 결과는 그러한 처치가 장 누수를 낫게 하고 보다 정상적인 미생물군으로 회복했음을 보여주었다. 그것은 또한 반복적 행동 경향과 커뮤니케이션 감소를 완화하였다. 마즈마니안은 나중에 B.프라질리스가 성체 마우스에서조차 면역활성화물질(MIA)로 유발된 결점을 되돌릴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래서 적어도 이 마우스 모델에서 자폐증의 특징은 고정된 것이 아닌 가역적이라는 것을 제안합니다. 이것은 커다란 진보입니다.” 그는 말한다.


연구의 한계

사람의 장내 미생물군집은 여러 방식으로 우리를 돕도록 진화했다: 장 미생물군집은 비타민을 비롯하여 식이섬유를 소화할 수 있는 짧은 사슬 지방산으로 분해하고 면역계가 정상적으로 기능하도록 제어한다. 유익한 박테리아 균주가 첨가된 요구르트와 같은 생균적 치료(Probiotic treatments)는 이미 항생제로 유발되는 설사와 같은 일부 소화기계 질환의 치료를 돕는 데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인간 뇌에 생균적 영향을 끼친다는 데이타는 거의 없다.

로스앤젤러스 캘리포니아 대학의 마이어와 그의 동료들은 개념증명 연구에서 생균제를 음식으로 섭취하면 인간 뇌 기능을 바꿀 수 있다는 최초의 증거를 발견하였다. 연구자들은 건강한 여성에게 한 달 동안 하루에 두 번 요구르트를 주었다. 그런 다음 여성에게 두려워하거나 화가 난 표정을 짓고 있는 배우의 사진을 보여주고 자기공명 영상을 이용해 뇌를 스캔하였다. 일반적으로, 그런 이미지는 누군가 가장 경계하고 있을 때 비약적으로 일어나는 뇌의 감정 처리 영역의 활성 증가를 촉발한다. 공포에 빠진 사람은 이러한 본능적 반응으로만 구분할 수 있다. 그러나 요거트를 섭취한 여성은 더 적은 “반사” 반응을 보였다. “장내 세균은 실제로 우리가 세계를 해석하는데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해당 연구의 주저자인 위장병학자 크리스턴 틸리쉬(Kirsten Tillisch)는 말한다. “우리는 생균제가 인간의 불안감 해소에 도움이 된다고 해도 그것을 알아내는 것은 간단하지 않습니다.” 그는 말한다. “그러나 우리의 연구는 그러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많은 포유동물의 일반적인 장 미생물군인 비피도박테리움(Bifidobacterium) 균종은 지금까지 최고의 결과를 만들었다. 크리안은 최근 그의 연구실에서 만든 두 종류의 비피도박테리움이 병적인 불안감을 나타낸다고 알려져 있는 실험용 마우스 종에서 불안과 우울 행동을 치료하는데 에스시탈로프팜(escitalopram: 렉사프로(Lexapro))보다 더 효과적이었다는 연구를 발표하였다. 크리안은 그러한 발견이 사이코바이오틱의 발전으로 나아갈 길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낙관적이지만, 과장된 선전은 우려하고 있다. “우리는 아직 장내 세균과 뇌와의 상호작용의 메커니즘에 대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합니다.” 라고 그는 말한다. <끝>


-원문 출처-

Schmidt, Charles. "Mental health: thinking from the gut." Nature 518.7540 (2015): S12-S15. (http://www.nature.com/nature/journal/v518/n7540_supp/full/518S13a.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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